본문 바로가기
홈 · 독서

머리로는 아는데, 아직 몸에 안 밴 말들

by 도라에몽 2025. 8. 1.
반응형

사람과의 온도, 다시 꺼내든 책

예전에 한 번 읽은 책인데,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보고 싶어졌다. 요즘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방어적인 말투를 자주 쓰고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. 분명 나는 맞는 말을 했다고 생각했는데, 이상하게 대화가 더 어려워지고 있었다. 그래서 다시 이 책을 꺼냈다. 데일 카네기의 『인간관계론』.

 

이 책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‘어떻게 말하고, 어떻게 들어야’ 관계가 더 나아질 수 있는지를 다룬다. 단순히 예의바르게 말하자가 아니라,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말투, 태도, 접근법이 가득하다. 특히 중요한 건 ‘상대가 틀렸다고 느껴질 때조차’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이다.

# 인상 깊었던 문장

“그가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다.
‘글쎄요. 저는 다르게 생각했어요. 하지만 저도 자주 틀리기도 해요. 사실을 한번 들여다보기로 합시다.’ 이런 말은 진짜 마법이다.”

이 문장을 읽고 멈춰 섰다. 왜냐하면 나는 요즘 정반대로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.

# 내 말투가 만든 거리

요즘 팀 회의에서 한 동료와의 대화가 자꾸 벽처럼 느껴졌다. 논점이 자꾸 흐려지고, 나는 그걸 몇 번 참다가 어느 순간부터 방어적인 말투로 대응하게 됐다. “아니, 그게 아니라…”로 시작하는 말이 늘어났고,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딱딱해졌다. 그러자 그 사람도 점점 경직되어 갔다.

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다. 도와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안다. 다만 표현 방식이나 접근이 팀에는 혼선을 주기도 했고, 나는 어느 순간 그 사람을 밀어내는 말투를 쓰고 있었다. 방어는 결국 방어를 부른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.

# 내가 느낀 '대화'의 의미

요즘엔 AI나 검색 결과 같은 외부 근거에 기대는 일이 많아졌다. 나 역시 종종 그런 도구들의 도움을 받지만, 회의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여전히 사람 간의 호흡이다. 누가 옳으냐보다, 지금 우리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점점 배우고 있다.

도구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, 그리고 그 말투에서 느껴지는 온도라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새삼 느꼈다.

# 다시 꺼내든 이유

사실 이 책은 예전에 한 번 읽었는데, 요즘 회의 상황을 겪으면서 다시 꺼내게 됐다. 관계에서 내가 감정을 조율하는 방식, 말투 하나가 얼마나 많은 걸 바꾸는지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.

“나는 다르게 생각했어요. 하지만 저도 틀릴 수 있죠.”라는 말은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. 방어적인 태도 대신, 궁금한 마음으로 물어봤다면 서로 다른 관점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. 물론 정답은 없겠지만.

#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하다

앞으로는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더 많이 열어두고, 상대방을 '이기려는 마음'보다는 '이해하고자 하는 마음'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고 싶다. 관계는 결국 말투에서 시작해서, 마음으로 이어지는 거니까.

# 성숙하게 대화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

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 다시 필요했다. 한 줄 한 줄이 “그때 그렇게 말하지 말 걸…” 하는 반성을 떠올리게 한다.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고, 자신도 상처받지 않으면서 좀 더 성숙하게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.

심리학이나 인간관계를 다룬 책은 요즘도 참 많다.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, 이 책은 그 모든 관계론의 ‘근본’ 같은 느낌이다. 관계를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부터 말투, 마음가짐까지 아주 단단한 뿌리를 짚어준다. 그래서일까, 오래전에 쓰인 책인데도 여전히 유효하고, 오히려 지금 더 절실하게 읽히는 것 같다.

반응형

댓글